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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압사 겉만, 그리고 호암산 정상까지

창현의나날들 2026. 3. 26. 23:52

 

 호압사 겉만보고, 그리고 호암산 정상까지
 

 

 

오늘 코스 요약
1 광신고등학교 뒤 등산로 입구 출발
2 능선 합류 — 서울 시가지 조망 시작
3 호압사 도착 — 경내 둘러보기
4 깔딱고개 — 계단 오른쪽 괴석 확인
5 호암산 정상 (해발 393m) — 전망대

 

광신고 뒤에서 능선까지

신림역 4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광신고 앞에서 내려 원신초등학교 정문을 지나 올라가다 보면 하늘공원과 호압사 능선으로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오른쪽은 하늘공원, 왼쪽 다리를 건너면 능선길이 시작된다. 다리를

건너 능선에 올라서면 광신고 너머 난곡동 방향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금천구 일대 시가지가 쭉 펼쳐진다. 

호압사 — 범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지은 절

능선에서 호압사 방향으로 내려오면 절이 나온다. 1393년 무학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조선 개국 당시 호암산의 호랑이 기운과 관악산의 불의 기운이 한양 궁궐을 위협한다고 여겨서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자리에 절을 짓고 그 기운을 눌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름도 호압사, 범을 누른다는 뜻이다.

규모는 아담한 편이지만 볼거리가 꽤 있다. 약사전과 삼성각, 8각9층 석탑, 범종각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데, 약사전 앞 8각9층 석탑은 높이가 15m에 달하고 진신사리가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약사전 앞 느티나무는 수령이 500년이 넘었는데, 나무에 구멍이 뻥 뚫린 게 보여서 세월을 실감하게 된다. 종무소 옆 전망데크에서는 서쪽으로 노을이 지는 풍경도 볼 수 있는데, 시간이 맞으면 꼭 한번 앉아서 봤으면 하는 곳이다.

절 마당 한쪽에 작은 연못도 있고, 포대화상도 있어서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등산객들이 잠깐 앉아서 쉬어가기 좋은 공터도 있으니 여기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음 구간을 준비하는 게 좋다. 깔딱고개가 바로 앞에 있으니까.

깔딱고개 — 계단 오른쪽을 잘 봐야 한다

호압사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이 이 코스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다. 숨이 턱턱 막혀서 깔딱고개라는 별명이 붙었다는데, 실제로 오르다 보면 그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알게 된다. 다리가 무거워지고 호흡이 가빠질 때쯤에 잠깐 멈추고 계단 오른쪽 바위 쪽을 살펴보면 석상의 얼굴 모양을 닮은 괴석을 찾을 수 있다. 자연이 만든 형상인데, 알고 보면 꽤 신기한 포인트다. 모르고 지나치면 그냥 바위인데, 한번 찾아보면 보인다.

깔딱고개 계단을 오르면서 오른쪽 바위를 유심히 살펴보면 얼굴 형상의 괴석을 찾을 수 있다. 숨 좀 고르면서 오른쪽 바위를 훑어보자. 올라가는 데 집중하다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호암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것들

깔딱고개를 다 올라오면 정상으로 가는 길과 옆으로 빠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을 보면 호암산성 성벽 흔적과 그 길이 눈에 들어온다. 통일신라시대에 쌓은 산성인데, 지금은 일부 구간에만 흔적이 남아 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돌 쌓은 모양을 잘 보면 자연석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신랑각시바위도 이 부근에서 볼 수 있는데, 두 바위가 나란히 서 있는 모양이 꽤 다정하게 느껴진다.

깔딱고개를 다 올라오면 헬기장이 나오고, 바로 이어서 태극기가 펄럭이는 민주동산 국기대가 보인다. 해발 393m 호암산 정상이다. 올라와서 보면 생각보다 훨씬 탁 트인 느낌이고, 여기까지 올라온 보람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정상에서는 북쪽, 동쪽, 서쪽이 시원하게 열린다. 남산 서울타워, 63빌딩, 국회의사당,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왼쪽으로 인천 앞바다, 오른쪽으로는 잠실벌과 하남시까지 시야에 잡힌다. 관악산 정상 기상관측소와 KBS 송신소 철탑도 보이고, 멀리 북한산 능선도 낮게 깔린 게 보인다. 공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낮게 머리 위를 지나가는 광경도 이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풍경이다.

 호산산성에는 한우물은 연못으로 길이 22m, 폭 12m 규모인데, 산 정상분에 있으면서도 물이 항상 맑고 양이 변함없다고 해서 신비롭다는 말을 많이 하는 곳이다. 삼국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연못이 현재 연못 밑에 묻혀 있고 그 위에 조선 초기에 다시 만든 거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가뭄 때는 기우제를 지내고 전시에는 군용수로 쓰였다고 하니, 그냥 예쁜 연못이 아니라 역사가 켜켜이 쌓인 장소다.

바위너머 건물들은 서울대 캠퍼스입니다

코스 기본 정보
출발점 광신고등학교 뒤 등산로 입구
주요 경유지 능선 — 호압사 — 깔딱고개 — 정상
정상 해발 393m
호압사 창건 1393년 무학대사
한우물 사적 제343호
소요 시간 왕복 약 1시간 30분

내려올 때는 깔딱고개 구간 경사가 상당하니 무릎 조심해야 한다. 바윗길을 내려가다 데크 계단으로 이어지는 구간인데, 천천히 내려오는 게 맞다. 여유가 있으면 불영암 쪽으로 내려가면서 석구상도 들러볼 만하다. 관악산의 화기를 누른다는 조선시대 도읍 설화와 연관된 석상인데, 원래 해태상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개의 형상에 더 가깝다는 게 밝혀졌다고 한다.

광신고 뒤쪽 코스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하게 산을 탈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역사도 있고, 전망도 있고, 중간중간 숨은 볼거리도 있는 코스라서 서울에서 당일치기 산행 찾는다면 한번쯤 와볼 만하다.